_아사히비정규직지회 제7차 일본원정단 이영민의 이야기 2024년 4월 시야 기록 봄이다. 뼛속까지 시린 추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슬그머니 고개를 숙일 때 오후 햇빛은 찬란해졌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봄이다. 꽃피는 삼월에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이하 아사히지회)는 일곱 번째 일본원정을 떠날 준비로 분주해졌다. AGC 주식회사(이하 아사히글라스)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사히지회도 항의행동을 하러 일본 본사로 갈 예정이다. 이번 일본 원정투쟁에는 오수일 과 허상원 두 사람이 간다고 마음을 미리 정했지만, 이영민은 망설였다. 어머니 걱정 때문이다. 이영민의 어머니가 지난 12월에 욕실에서 넘어졌었다. 의사는 허리 척추뼈 골절이라 진단했고, 팔순 넘은 노인에게 치료 방법이란 두 달 동안 꼼짝하지 말고 누워 있는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는 회복되었지만, 어머니를 홀로 두고 먼 길을 떠나는 게 편치 않았다. 갈지 말지 갈팡질팡 결정하지 못하다가 항공권을 예매할 시간이 촉박해지자 영민은 용기를 내서 어머니께 말을 꺼냈다. “어머니께 일본 다녀와도 되냐고 물었어요. 다녀와라. 너도 너른 세상 한번 봐야지 하더라고요.” 영민의 어머니는 흔쾌하게 허락해 주셨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영민은 일본으로 떠날 준비를 서둘렀다. 일본은 처음이라 설렜고, 지금까지 아사히지회의 일로 아낌없이 일본 본사 앞에서 활약해 준 연대하는 일본 사람들이 보고 싶어서 설렜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아사히글라스 본사를 직접 보러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 일본지원공투의 시미즈 쇼지 사무국장과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이영민 대의원 (출처: 일본지원공투)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 노동조합을
2024년 1월 희정 기록 "도움? 신세? 우리가, 신세를 졌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신세는 저희가 9년 간 진 걸요. 감사합니다." 예의 바른 인사가 오간다. 한쪽은 한국말이 서툴다. 아닌가. 일본 사람인데 한국인과 소통이 가능하니, 한국말을 잘 한다고 해야 하나. 이들은 아사히글라스지회(노동조합)의 싸움에 연대해온 일본 활동가들이다. 지난 15일, 한국을 찾았다. 국경을 넘은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아사히글라스지회는 일본행을 결정한다. AGC화인테크노코리아(아사히글라스) 본사가 일본에 있었다. 농성 천막을 세운 지 이제 20여 일.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회에서는 조합원을 한 명밖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낯선 타국에 가는 떨리고 부담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에서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 멀리서 와주어서 감동이었습니다. 민동기(조합원) 씨는 많이 어색해했는데요. 솔직히 첫 만남이라 일본 사람들도 긴장을 했습니다. 아사히글라스 츠루미 공장이 카나가와현에 있어 함께 선전전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음번에 또 볼 거라 생각하진 못했습니다."(가마타 요시코) 아사히글라스지회는 그 후로 6차례나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연대자들이 두 번째 만남을 생각하지 못했듯, 이들도 이토록 오래 싸우게 될 줄 몰랐다. 투쟁 10년이 되는 올해, 일본 연대자들이 한국에 방문했다. 아사히글라스지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온 첫 방문이다. ▲ 일본 연대자들이 가져온 붉은 현수막엔 ‘AGC(AGC화인테크노코리아)는 정규 고용! 조합원 22명 전원. 불법 파견 규탄!’이라 새겨져 있다. (출처: 희정) 1월 15일 첫날, 만나다 "제 이름은 사토 마사카즈라
2024년 1월 시야 기록 노동조합이라는 신세계 "현장에 들어가서 직접 노동조합을 만들었단 말입니까?" 일본으로 건너간 차헌호 씨의 이야기를 들은 일본 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는 20대에 구미공단 금강화섬에서 폐업투쟁을 했다. 투쟁은 끝나고 1년 간 구속되었지만 출소할 때는 꿈이 생겼다. 구미공단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일본 기업인 AGC화인테크노코리아(이하 아사히글라스) 간판을 보고 구미공장에 취업했다. 사내하청 비정규직이었다. 6년을 준비했다. 노조를 시도하다가 먼저 해고되었지만, 그는 때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노동조합을 설립한다고 선포했다. 2주 만에 그가 속한 (주)GTS 노동자 138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노동조합 만들어서 인간답게 살아보자" 노동자들은 '단결투쟁'이 적힌 빨간 머리띠를 매고 일했다. 출근 조회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했다. 작업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컨베이어 속도는 빨랐다. 노조 집행부가 현장사무실로 찾아가서 인원을 충원하라고 항의했고,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스스로 컨베이어 속도를 줄였다. 여유가 생겨서 일할 맛이 났다. 관리자들은 다가오지 못했다. 간섭도 하지 않았다. '이게 노동조합이구나' 노동조합이라는 신세계를 만난 지 한 달 만에 (주)GTS 노동자들은 모두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노동자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싸우겠다고 남은 22명,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이하, 아사히지회)는 민주노조를 안고 현장으로 들어가겠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10년째 투쟁하고 있다. 일본 원정, 그들을 맞이한 사람들 해고되고 얼마 후 아사히지회는 일본 본사를 찾아갔다. 일본 원정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금속노조 KEC지회가 도로치바(국철치바동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