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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 풍경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연대를! 아사히비정규직지회

2024. 3. 11.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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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일찍 구미공단으로 향했다. 4공단으로 들어서자 공장굴뚝에서 보란듯이 연기를 힘차게 뿜어냈고, 아사히글라스 공장앞에는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넓고 큼직한 천막농성장이 연륜을 뽐내며 공장을 지키고 있었다. 아침 7시 2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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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을 만들고 해고된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십 년 동안 싸우고 있다. 매주 월요일이면 아침마다 아사히글라스 공장앞에서 출근 선전전을 한다. 내 옆에 선 짬장님께 왜 월요일에만 선전전을 하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월요일은 조합원 전체 회의하는 날이라서 공장선전전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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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앞 출근선전전은 나 말고도 다른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길건너 불탄 공장이 청산되는 것을 막고 온전한 고용승계를 요구하면서 싸우고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노동자들과 민주노총구미지부의 상근활동가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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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노조를 만들고 문자로 해고를 통보받았던 다음날에 그들은 출근을 하겠다고 공장앞에 모였다. 사측은 이미 용역직원들을 앞세워서 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굳게 닫힌 공장문을 열고 들어가겠다고, 담을 넘겠다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용역직원들과 경찰들에게 가로막혔다. 그들은 공장앞에 차로 줄지어 서서 출근하겠다고 실랑이를 벌인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아사히글라스 공장앞 도로는 늘 아수라장이었다고 한다. 회사도 약은 꾀를 부려서 그들의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으로 받아냈다. 공장앞에서 할 수 있는 건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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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지루한 선전전을 하기 보다 세상으로 나가서 싸울 방법을 찾았다. 아사히글라스 공장앞이 아니라도 아사히글라스를 상대로 싸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 실행한 후에 평가하면서 투쟁의 전략과 전술을 짜면서 싸워온 십년이다. 전국에 아사히비정규직지회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을 해내고 있었던 듯 하다. 그러니 짬장님의 말이 정답이다. 월요일은 전체회의를 해야 하는 날이니까 다같이 모였을 때 공장선전전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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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장님은 월요일 하루만 공장에서 출근선전전을 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느껴지는 화법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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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선전전은 딱 30분만 했다.  월요일마다 공장의 풍경이 되어버린 아침 출근선전전 하는 해고노동자들의 모습을 출근하는 노동자들도 십 년을 지켜보았겠다. 어떤 생각을 할까. 먼 훗날에 오늘 출근할 때 우리를 보았다고 이야기해 줄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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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선전전을 마치고 나면 회의가 시작된다. 먼저 천막식당에서 집행부 회의를 하고 난 후에 농성장에서 조합원 전체회의를 한다. 나도 회의에 참관해도 괜찮을지 지회장에게 물었다. 차헌호지회장은 흔쾌하게 허락해 주었고, 사실 묻지 않아도 열린 공간이었지만..
내가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진석 씨는 자신이 감투를 하나 썼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민주노총구미지부 선거관리위원장이 되었다고 한다. 아주 중요한 소임을 맡게 된 진석 씨에게 축하와 격려를 아낌없이 보냈다. 어떻게 선거관리위원장이 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해고투쟁만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민주노총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서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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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그리 길진 않았지만, 활동하면서 느끼는 문제점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눴다. 각자가 참여한 행사에 관해, 연대투쟁에 대해 참여자가 평가의견을 내고, 동주 씨가  꼼꼼하게 확인하고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민 씨는 올해도 대의원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고, 연대활동과 외부일정 그리고 천막농성장의 낮당번과 철농당번의 균형이 깨어지지 않게 인원을 조절하며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조합원 모두가 투쟁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어떻게 참여할지, 일정표에 당번의 이름을 적고 있는 영민씨의 손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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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민동기 교선부장)